2024: Convergence in prob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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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생각이라는 것을 해볼 여유가 더 많이 있었다.

매일 아침 조조로 버스를 타서 학교에 가지도 않았고, 종일 학교 도서관에 상주하지도 않았고, 시험 직전에 밤을 새지도 않았다.

좀 더 위험을 회피해야겠다는 작년의 생각에 맞게 보냈던 한 해였다.

이 글 역시 12월 중순부터 쓰면서 작년의 recap에 비해 훨씬 길어진 것도 여유가 생겼기에 가능했다.


고등학생이던 때부터는 공부나 일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잠정적으로 나에게 가장 큰 효용을 줄 것이라 보았고,

Labor-Leisure choice는 그냥 여가를 0으로 두는 것이 최선이겠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이제는 여가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용들도 고려하기 위해 올해는 여가를 늘린 결과

  • 여가와 쉬어가는 시간들을 통해 얻는 효용은 역시나 컸고

  • 공부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면 여가를 충분히 가질 수 있음을 몰랐던 것 같다.

  • 한편으로는 작년에 여가를 줄이며 공부했던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만큼의 여가를 가질 수 있었을까 싶다.

결국 모두 필요한 과정이었고, 여가 0의 시절을 후회하지도 않으며, 그래도 너무 늦지는 않게 여가를 늘린 것 같아 다행이었다.


그럼 앞으로는?

공부를 점점 더 효율적으로 한다면, 여가를 지금보다 많이 가지면서 공부와 일의 양은 지금처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즉 다른 분들의 도움을 통해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은 먼저 공부하고, 당장 몰라도 될 것들에는 너무 집착하지 않고...)

가능할지는 해봐야 알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실하게 느꼈던 것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쉬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 여러 번 말해주는 것보다

당장 나를 가르쳐주시는 교수님께서 "당연히 일만 할 수는 없다"고 한마디 하셨던 게 훨씬 와닿았다.


실감

  1. 실감과 함께 맞이하는 세 번째 수능이 한 달 전에 끝났다.

수능이 다가오면 더 바빠지고 수능이 끝나면 한시름 놓는 수능 수험생과 같은 패턴을, 내가 수능을 본 후로도 3년째 계속 하고 있다.

여전히 수능 당일이 되면 오르비에 더 자주 들어가보게 된다. 그래도 내가 겪어봤던 시험이니 그들의 희노애락에는 더 관심이 간다.

2-1. 올해도 실감과 많은 일들이 있었다.

2년 전 첫 수능 기간에 달성한 최고 DAU 수치였던 1500을 이번 수능 기간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로 돌파했고,

작년에 비해 여러 지표나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2. 그리고 가끔 푸시알림이나 팀블로그에 써놓은 글을 좋아해주신 분들이 있었다.

팀 내에서도 나를 콕 찝어서 이런 칭찬을 받은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1년차였던 2년 전에 얼굴도 모르는 유저들로부터 감사 인사들을 받았을 때와 같은 기분을 다시 느꼈고 덕분에 연말이 더 즐거웠다.

2-3. 더 몸을 혹사시키면서 실감에 더 열중했다면 더 좋은 실적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나에게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실감과 여러 일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위험 관리를 하며 optimal point를 찾는 것이니,

이정도면 제법 만족스럽게 한 해를 보냈다고 느낀다.

3-1. 사실 여전히,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면, 내가 뭘 하고 있는 것이며 이게 왜 사용자들에게 통하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왜 사람들이 이걸 쓸까? 왜 피드백을 넘버링까지 해가며 500자 넘게 써서 보내주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이런 팀원들과 어떻게 만났으며 어떻게 아직도 함께 할 수 있는 걸까?

3-2.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이 들 때는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2년 전의 초심처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한 번 해보자’ 식으로 앱과 관리 체계를 우당탕탕 만들어왔다.

3-3. 그런데 올해의 실적을 보니 앞으로는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하면 뭔가 되겠지’ 식의 불확실성을 ‘이만큼 해내자’ 와 같은 deterministic한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1. 올해도 즐거웠고, 내년도 기대된다.

원동력

실감을 굴리는 일에 제대로 된 금전적 보상을 받지 않으며 참여한지 3년이 지났다.

거의 매주 회의를 하고, 자려다가도 일어나서 구글 폼을 만들고, 아침 9시부터 수업시간에 푸시알림을 보낼 수 있게 만드는

당장의 단기적인 보상 없이도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앞으로도 무사히 굴러가기 위해 내년에는 더 나은 보상 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고민이기에 현실적으로 생각해본 결과


  1. 가장 일하고 싶어지는 순간은, 동료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일 때이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기까지는 주변에서 무언가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는 또래의 모습을 본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무언가에 열정을 쏟아내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문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1. 그 다음은 금전적 보상

그래도 사이드 프로젝트이니 이런 순서로 두 가지가 가장 핵심이라고 느낀다.

내년은 지금까지와 제법 비슷할 듯 하지만, 그 후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테니 그에 맞게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된다.

지금까지와 같이 단순 열정 때문이 아니라, 기타 보상들로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보상 구조 만드는 것이 특히 중요할 것 같다.


자본주의

한 명의 친구가 세상에서 사라질 뻔 했다.

다음날 9시 등교를 앞두고 수원에 밤 11시 반까지 남아있다가 돌아가던 3002번 버스에서

자본주의 체계의 빛 그 이면에 있는 어둠을 보았던 것 같다.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왜 서로를 절대 이해할 수 없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대탈출

성인이 된 이후 언론 등을 통해 접하는 정치 상황은 항상 극도로 불안정했던 것 같다.

계엄령 다음날, 용산의 카페에서 어떤 외국인이 자신을 싱가포르에서 온 저널리스트라며 구두로 인터뷰같은 것을 해갔는데

그 일이 최근의 사태들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는 한 계기가 되었다.

한평생 다른 나라로 나가서 사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앞으로는 모르겠다.

갑자기 성향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인 세상이 올 것만 같기 때문이다.

당장 서양의 많은 국가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곡소리가 나는 것을 보면 그냥 남아있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지만

일단 유사 시에 이 나라 바깥에서도 경제 활동을 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Convergence in probability

경영대학의 비즈니스랩과 경제금융학부의 SURF를 하반기에 새롭게 시작했다.

둘 모두 진행하던 주제로 논문 투고까지 해보기 위해 예정된 기간을 초과해서 겨을방학 혹은 그 이후까지 참여할 예정에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가고 싶은 대학원에 불과 몇 달 전에 합격하신 분을 만나기도 했고... 생각보다 도움받을 요소가 많았다.

올해 연초에만 해도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보이고 어떻게 나의 진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을까 막막했다.

그래도 위의 두 기회들을 통해, 이제는 제법 내가 내가 원하던 목표로 점차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둘 모두 선발 과정에서 1:1 이상의 경쟁률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애초에 지원자가 얼마 없는 프로그램들이어서 나에게 기회가 왔나 했는데, 아마 운도 잘 따라주었나보다.)


보통 대학교 1학년 1학기에 편제되어있는 미분적분학1의 기말고사 범위 내 여러 주제들 중 수열의 수렴 여부 판별이 있다.

내가 가고 있는 길도 갈팡질팡 헤매지 않고 수렴이 가능할지, 수렴한다면 지금 내가 바라는 목표에 맞게 수렴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공부하는 Biasedness와 Consistency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서는 계산할 수 없다.

그저 나의 마음 속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선택하고,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올해 공부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


U=E[r]12Aσ2\begin{aligned} \footnotesize U = E[r] - \frac{1}{2} A \sigma^2 \end{aligned} μ2k(Fσ1k)=pεpε+(1p)δ\begin{aligned} \footnotesize \mu_2^k(F \vert \sigma_1^k)=\frac{p \cdot \varepsilon}{p \cdot \varepsilon+(1-p) \cdot \delta} \end{aligned} E[Yi(1)]E[Yi(0)]=E[YiXi=1]E[YiXi=0]=E[Yi(1)Xi=1]E[Yi(0)Xi=1]+E[Yi(0)Xi=1]E[Yi(0)Xi=0]=E[Yi(1)Yi(0)]\scriptsize \begin{aligned} E[Y_i(1)]-E[Y_i(0)] &= E[Y_i \vert X_i=1] - E[Y_i \vert X_i=0] \\ & = E[Y_i(1) \vert X_i=1] - E[Y_i(0) \vert X_i=1]\\ & + E[Y_i(0) \vert X_i=1] - E[Y_i(0) \vert X_i=0]\\ & = E[Y_i(1)-Y_i(0)] \end{aligned}